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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도기에 그려진 그림들은 당시 그리스인들의 삶이 표현되어 있어서 그들의 생활 방식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포도주를 즐겨 마시는 생활로 인해 포도주와 관련한 도기들이 많이 발견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스 도기는 시기에 따라 원-기하학 문양 시기, 기하학 문양 시기, 동방화 시기, 흑색상 도기 시기, 적색상 도기 시기로 구분합니다.
그리스 도기로 알 수 있는 그리스인의 삶
그리스의 도기는 품질이 좋고 많이 남아 있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도기 표면에 그려진 그림은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헤라클레스의 만찬이 그려진 도기는 전사들이 훈련을 마치고 만찬을 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 미술에서 그림은 거의 전해지지 않고, 조각은 시간이 지난 후 시작되었으며, 도기는 그리스 미술의 역사와 함께 한 미술품입니다. 따라서 그리스 미술의 시기는 도기를 기준으로 구분됩니다. 아테네의 제일 큰 규모의 공동묘지인 케라메이코스에서 나온 도기 중에서 기하학무늬의 암포라와 죽은 사람을 추모하는 암포라가 유명합니다. 목이 길고 손잡이가 있는 항아리를 암포라라고 합니다. 암포라는 보통 포도주를 담는 용도로 사용하였고, 올리브유를 담기도 했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경기 우승자에게 올리브유가 든 암포라를 선물로 주던 것이 유래돼서 오늘날 우승자에게 주는 트로피로 이어졌습니다. 그 외에 그리스의 도기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포도주를 마실 때 필요한 것들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포도주에 타서 먹는 물을 담는 물항아리 하이드리아, 포도주와 물을 섞을 때 필요한 크라테르, 물과 섞은 포도주를 담아 두는 주전자인 오이노코에, 그리고, 포도주 잔인 스키포스와 퀼릭스가 있습니다.
그리스 도기, 미테네 문명에서 기하학 문양 시기까지
그리스 문명의 전신인 미케네 문명에서 만들어진 도기에는 말과 전차, 사람 등 형상이 나타난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도리아인이 미케네 문명을 침략하고 200년의 시간을 보낸 후 그리스의 도기에는 기하학적인 문양이 그려졌습니다. 그래서 기원전 1,000년쯤에 제작된 도기인 원-기하학 문양 임포라가 있습니다. 기하학 문양 시대 전으로 원이나 물결 모양으로 이루어진 무늬가 간간이 보이는 정도입니다. 기원전 900년에서 기원전 700년 사이에 만들어진 도기를 기하학 문양 도기라고 하는데, 이때에는 메안더 무늬가 특징적으로 등장합니다. 메안더 무늬는 소용돌이처럼 안쪽으로 말리는 곡선을 직선으로 네모나 마름모의 형태로 결합시킨 무늬입니다. 그로부터 약 100년 후에는 후기 기하학 문양 시기이고, 이 시기의 도기에는 기하학 문양과 형상이 보이는 무늬가 함께 그려집니다. 디필론 무덤에서 출토된 암포라를 보면 전체적으로 기하학 문양이 있지만 암포라의 목부분에는 풀을 뜯는 양이 있고, 암포라의 중간에는 단순하게 표현된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죽음을 애도하는 의식인 프로테시스가 그려져 있습니다. 디필론 무덤에서 발견된 또 다른 도기인 디필론 크라테르에도 디필론 암포라에 그려진 그림과 비슷한 기하학 문양과 프로테시스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디필론 크라테르에는 하단에 전차 그림이 있어서 죽은 자가 전사였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래서, 여자의 무덤에는 암포라가 있고, 남자의 무덤에는 크라테르가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리스 도기, 동방화 시기부터 적색상 도기 시기까지
기원전 700년경부터 후기 기하학 문양 시기를 지나고 동방화 시기로 넘어갑니다. 동방화 시기는 도기의 모양이 다양해지고 문양도 달라졌습니다. 도기의 추상적인 무늬가 점점 없어지고 아시아나 아프리카에서 사용하던 연꽃이나 사자와 같은 동물 등의 형상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동방화 시기에 제작된 도기 중에는 신화의 내용이 묘사되기도 하였는데, 엘레우시스 암포라가 이를 잘 나타냅니다. 이 도기의 목에는 3명의 남자가 거인의 눈에 창을 찌르는 그림이 바로 신화에 나오는 장면입니다. 트로이 전쟁을 이기고 돌아오던 오디세우스가 괴물에게 잡혔지만, 포도주로 괴물을 잠들게 하고 창으로 눈을 찌르고 달아난 신화의 내용입니다. 도기의 몸통 부분에는 머리에 뱀이 있는 고르곤이라는 괴물이 그려져 있습니다. 기원전 6세기 이후 사람이 검은색으로 표현된 대표적인 그리스의 도기가 만들어집니다. 이런 도기는 도기를 검은색 유약으로 전체를 칠하고 사람만 남기고 나머지 부분을 긁어내면, 사람만 검은색이 되고 긁어낸 부분은 원래 자기 표면의 색이 나타납니다. 엑세키아스 도기를 보면, 그리스의 투모를 쓴 아이아스와 아킬레우스가 장기를 두는데 사람이 검은색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도기를 흑색상 도기라고 합니다. 한편, 적색상 도기도 있습니다. 적색상 도기는 그릇에 검은 유약을 바르고 그림을 긁어내서 표현 대상이 붉은색으로 나타나게 제작하여 좀 더 자연스러운 표현이 가능했습니다.